남자부 외국인 2명 확대는 결국 한국 배구 대표팀을 약하게 만든다
V리그 비국내 선수 보유 정원, 2027-28시즌부터 이렇게 바뀐다
결론부터 던진다. V리그 남자부 외국인 선수 2명 확대는 한국 배구 대표팀을 더 약하게 만든다. 리그 흥행 몇 경기 벌자고 대표팀의 10년을 파는 결정이다. 2026년 KOVO 이사회는 2027-28시즌부터 남자부 외국인 보유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리기로 확정했다. 아시아쿼터 1명은 그대로 둔다. 팀 하나가 비국내 선수를 셋까지 안는 시대가 열린다. 왜 지금 이 말을 하냐고? 당장 2026년 10월 31일 개막하는 2026-27시즌이 이 옛 제도로 치르는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 다음 시즌 코트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 글의 요점
- 남자부 외국인은 1명에서 2명으로, 여자부 아시아쿼터는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난다.
- 남자부의 진짜 문제는 국내 공격수가 큰 경기에서 설 자리를 잃는다는 것이다.
- 리그 수준은 오를지 몰라도, 대표팀 자원을 키우는 무대는 좁아진다.
국내 공격수가 코트에서 밀려난다
셈을 해보자. 코트에는 여섯 명이 선다. 지금까지 남자부는 외국인 1명에 아시아쿼터 1명, 그러니까 비국내 자원이 최대 둘이었다. 남은 네 자리가 온전히 국내 선수 몫이었다. 그런데 외국인이 두 명이 되면? 보유 정원이 늘면 코트에서 뛰는 비국내 선수도 늘 수밖에 없다. 국내 선수가 밟을 땅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특히 득점 대부분을 책임지는 아포짓과 아웃사이드 자리다. 팀이 돈을 쓴 외국인을 벤치에 앉힐 리 없다.
여러분이 프로 감독이라고 생각해보라. 5세트 듀스, 24-24. 마지막 한 점을 누구에게 맡기겠는가. 검증된 외국인 거포다. 당연하다. 감독은 이기려고 그 자리에 있다. 문제는 그 순간마다 국내 유망주가 배울 기회를 잃는다는 것이다. 승부처의 한 방은 벤치에서 지켜보는 것으로는 절대 몸에 배지 않는다.
대표팀은 리그가 아니라 국내 선수가 짊어진다
여기서 대회 맥락을 봐야 한다. 국가대표는 외국인 용병을 데려갈 수 없다. 올림픽 출전권도, 세계랭킹도, 아시아선수권 메달도 오직 국내 선수의 힘으로 딴다. 그런데 한국 남자배구의 국제 무대 성적은 오래 정체돼 있다. 세계 상위권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리그가 국내 공격수를 덜 키우는 방향으로 간다는 것은, 대표팀에 총알을 빼앗는 것과 같다.
냉정하게 보자. 지난 몇 년간 한국 남자배구가 국제 대회에서 부딪힌 벽은 늘 같았다. 상대의 높은 블로킹을 뚫을 국내 거포가 부족하다는 것. 그 거포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매 시즌 프로 무대에서 몇백 개의 공격을 때리며 만들어진다. 그 기회를 외국인에게 두 자리나 내주면, 다음 세대 대표팀 에이스는 어디서 나오나. V리그 팀별 전력과 순위를 짚어주는 스포랭크 배구 순위만 훑어봐도, 상위권 팀일수록 외국인 의존도가 높다는 게 보인다.
여자부와 남자부는 방향이 다르다
같은 이사회 결정인데 여자부는 정반대로 간다. 여자부는 외국인을 1명으로 유지하고 아시아쿼터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린다. 아시아쿼터는 아시아배구연맹 소속국 선수다. 태국, 일본 선수가 여기 들어온다. 실력과 체격이 국내 선수와 크게 벌어지지 않는 자원이다. 국내 선수의 자리를 통째로 지우는 압도적 용병과는 결이 다르다.
바로 이 차이가 내 주장을 뒷받침한다. 여자부는 국내 선수와 경쟁할 만한 아시아권 자원을 늘려 리그의 질을 올리는 길을 택했다. 반면 남자부는 압도적인 외국인 거포를 한 명 더 붙이는 손쉬운 흥행 카드를 골랐다. 방향이 다르다. 그리고 남자부의 선택이 대표팀에는 더 아프다.
그래도 리그가 살아야 한다는 반론
물론 반대편 논리도 세다. 리그가 재미없으면 관중도 중계권도 다 무너진다는 것이다. 강력한 외국인 두 명이 만드는 랠리는 확실히 볼거리다. 스파이크 속도가 다르고, 블로킹 위에서 벌어지는 힘 싸움이 다르다. 그 옆에서 국내 선수가 매일 훈련하고 경기하면 오히려 실력이 는다는 주장도 있다. 좋은 스승 옆에서 배운다는 논리다. 여자부 아시아쿼터 확대도 결국 같은 취지 아니냐고 되물을 수 있다.
인정한다. 이 논리는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외국인 세터나 리베로 같은 조율형 포지션이라면 국내 선수가 옆에서 배우는 효과가 크다. 리그가 죽으면 대표팀을 논할 무대 자체가 사라진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흥행은 배부른 소리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그래도 나는 조건 없는 확대에 반대한다
그래도다. 배우는 것과 뛰는 것은 다르다. 훈련장에서 외국인 거포의 스파이크를 백 번 받아도, 정작 승부처에서 공을 때려보지 못하면 국내 에이스는 자라지 않는다. 배구는 머리로 배우는 종목이 아니다. 몸이 그 압박을 겪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외국인 두 명을 허용하되, 국내 선수의 출전 시간을 지키는 장치를 함께 걸었어야 한다고 본다. 이를테면 세트당 국내 공격수 최소 출전 규정 같은 것 말이다.
만약 KOVO가 그런 안전장치를 함께 도입한다면, 나는 이 반대를 접겠다. 리그의 재미와 대표팀의 미래는 원래 함께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둘 중 하나를 버리는 결정만 아니면 된다. 정확한 시행 규정과 팀별 로스터 변화는 한국배구연맹 V-리그 남자부 공식 페이지에서 시즌 개막에 맞춰 확인하는 게 좋다.
자주 묻는 질문
Q. 남자부 외국인 2명은 언제부터인가요?
2027-28시즌부터입니다. 2026년 10월 31일 개막하는 2026-27시즌까지는 종전대로 외국인 1명, 아시아쿼터 1명 체제로 치릅니다.
Q. 그러면 남자부는 비국내 선수를 몇 명까지 보유하나요?
외국인 2명에 아시아쿼터 1명, 합쳐서 세 명까지 보유할 수 있습니다. 코트에 동시에 몇 명이 서는지는 세부 시행 규정으로 정해집니다.
Q. 여자부는 무엇이 달라지나요?
여자부는 외국인 1명은 그대로 두고 아시아쿼터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립니다. 남자부와는 확대 방향이 다릅니다.
정리하며
다시 말한다. 외국인 한 명을 더 붙이는 순간, 우리는 오늘의 재미를 위해 내일의 대표팀 에이스를 포기하는 셈이다. 흥행과 대표팀은 원래 적이 아니다. 국내 선수가 뛸 자리만 지켜준다면 둘 다 얻을 수 있다. 개막까지 남은 시간, KOVO의 다음 결정을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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