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9월, 2026의 게시물 표시

새 시즌 개막전 티켓팅을 직접 해봤다

이미지
개막까지 남은 날을 세며 연 예매창 지난 4월 10일,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챔피언결정전 최종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 구단 역사상 다섯 번째 통합우승이자 여섯 번째 챔프전 우승이었다. MVP는 정지석이 받았다. 그 경기, 나는 응원 유니폼도 없이 거실 소파에 앉아 리모컨만 붙잡은 채 중계 화면으로만 지켜봤다. 내 눈엔 만원 관중석이 화면 너머로 들썩이는 게 유독 부러워 보였다. '내년엔 저 안에 있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여름을 다 보냈다. 그러다 얼마 전 일정표를 열었다가 눈에 들어온 게 있었다. 2026-27시즌 개막일이 10월 31일로 확정됐고, 개막전 상대가 다시 현대캐피탈이라는 것. 지난 챔피언결정전의 리턴매치가 그대로 개막전으로 잡힌 셈이다. 화면 너머로만 보던 그 함성을 이번엔 직접 듣고 싶었다. 나는 이번엔 놓치지 않겠다 싶어서 예매창부터 열어봤다. 사실 이번 글은 '직관 후기'라기보다 '예매 후기'에 가깝다. 그래도 새 시즌을 준비하는 첫걸음이니, 여기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예매창을 열자마자 든 생각 한국배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에서 전체 일정부터 다시 확인했다. 개막전이 10월 31일, 대한항공 홈경기라는 걸 확인하고 나니 그다음이 문제였다. 좌석 등급이 생각보다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었고, 구단 회원 가입부터 해야 예매 버튼이 눌리는 구조였다. '이게 언제부터 열리는 거지' 하고 공지사항을 한참 뒤졌다. 회원가입, 본인인증, 좌석표 확인까지 순서대로 밟고 나니 결제 창이 뜨기까지 체감상 10분 가까이 걸렸다. 좌석 등급별로 시야가 얼마나 다른지 안내 이미지까지 하나하나 눌러봤다. 처음 해보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헤맬 구조였다. 대한항공 점보스 구단 페이지 에는 개막전 관련 공지가 따로 올라와 있어서, 예매 일정만큼은 여기서 먼저 확인하는 게 빨랐다. 몰랐던 것 — 정규리그 앞에 컵대회가 있었다 일정을 ...

아시안게임 배구, 토너먼트에서는 세트 하나가 경기를 가른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구가 조별 예선을 지나 토너먼트 국면으로 넘어왔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한 세트를 내주는 것이 곧 한 경기를 내주는 것과 비슷한 무게가 됩니다. 스포랭크가 이 국면에서 무엇을 지켜봐야 하는지, 세트 스코어와 랠리의 관점에서 짧게 정리합니다. 한눈에 보는 핵심 대회 기간은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개최지는 일본 아이치현과 나고야시입니다. 조별 예선은 승점제, 토너먼트는 단판 승부입니다. 세트는 25점 선취, 마지막 5세트만 15점이며 모든 세트는 2점 차가 나야 끝납니다. 배경 - 조별 예선과 토너먼트는 다른 경기입니다 조별 예선에서는 3대0이나 3대1로 이기면 승점 3점을 가져가고, 5세트까지 가서 3대2로 이기면 승점 2점, 진 쪽도 1점을 챙깁니다. 그래서 예선에서는 세트 하나를 내줘도 순위 계산으로 버틸 여지가 있습니다. 실황을 하다 보면 이 차이가 보입니다. 예선에서는 3세트에서 벤치가 주전을 쉬게 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토너먼트에서는 그런 여유가 사라집니다. 토너먼트는 이기면 다음 경기로, 지면 짐을 싸는 구조입니다. 승점도 득실도 필요 없고 오직 세트 3개를 먼저 따내는 쪽이 올라갑니다. 예선에서 3대0 완승을 거둔 팀이라도 8강에서 첫 세트를 내주면 분위기가 한순간에 뒤집힙니다. 배구가 흐름의 종목이라는 말은 이때 가장 정확하게 들어맞습니다. 독자분들이 자주 헷갈리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예선 성적이 좋다고 토너먼트 상대까지 쉬워지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조 1위가 받는 이점은 대진표상의 위치이지 경기력의 보너스가 아닙니다. 상대는 예선 영상을 이미 다 돌려 본 상태로 들어옵니다. 예를 들어 예선 3차전에서 이미 조 1위가 확정된 팀은 주전 리베로와 세터를 일찍 빼고 뒤를 시험합니다. 반대로 순위가 걸린 팀은 마지막 세트까지 라인업을 그대로 끌고 갑니다. 같은 3대0이라도 경기의 무게가 전혀 다른 이유이고, 스코어만 보고 전력을 판단하면 틀리기 쉽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

한태준 카드가 옳았던 이유

이미지
9월 10일 중국전 세트 스코어, 1세트를 내주고 내리 세 세트를 가져왔다 한태준을 세컨드가 아니라 원 세터로 세운 벤치의 선택은 결과로 증명됐다. 9월 10일 기타큐슈, 한국은 중국에 1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가져오며 3-1로 역전승했다. 세트 스코어는 17-25, 25-21, 25-22, 29-27. 이 승리로 한국 남자배구는 2019년 아시아선수권 이후 7년 만에 4강 무대를 다시 밟았다. 스물두 살 세터가 코트 한복판에서 경기를 지휘한 그 경기다. 지금 이 얘기를 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다. 이 성과를 "어쩌다 한 번 잘 풀린 경기"로 치부하고 넘어가면, 그 세터를 다시 벤치로 내려보내는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건 틀렸다고 본다. 4세트 29-27, 한태준의 토스가 만든 역전 1세트를 17-25로 내줬을 때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중국의 서브가 매섭게 꽂혔고, 리시브 라인이 흔들렸다. 그런데 2세트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25-21, 25-22로 두 세트를 연속으로 가져오며 균형을 맞췄고, 승부는 4세트로 넘어갔다. 4세트는 29-27, 듀스 접전 끝의 승리였다. 이 세트에서 임성진과 임동혁이 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역전에 쐐기를 박았다. 세터의 토스가 흔들렸다면 나올 수 없는 흐름이다. 허수봉과 임동혁이 각각 21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두 공격수의 숫자만 보면 "스파이커가 잘한 경기"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공격수의 득점은 세터가 어디에 어떤 타이밍으로 볼을 뿌리느냐에 따라 갈린다. 4세트 후반, 듀스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공을 배급한 건 한태준이었다. 7년 만의 4강, 우연이 아니라 축적이다 4강 진출이 2019년 이후 처음이라는 건, 그만큼 이 세대의 남자배구가 오랫동안 결과로 증명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 성과는 이 대회 하나로 끝난 얘기가 아니다. 한태준은 지난 8월 동아시아선수권에서도 대표팀의 2연패를 이끄는 활약을 보였다. 한 달 사이 두 개의...

1966년부터 2026년까지, 한국 남자배구 아시안게임 메달사

이미지
2026 아이치·나고야, 남자배구 코트에 조명이 켜지는 순간 경기장 문이 열리면 제일 먼저 조명이 켜진다. 그다음이 코트, 그다음이 관중이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남자배구는 지금 그 순서 어디쯤에 서 있다. 60년 전 방콕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지금 이 코트까지 이어져 있다는 걸, 오늘 경기를 보는 사람 중 몇이나 알고 있을까. 요약 — 세 줄로 보는 60년 ✔ 1966 방콕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까지, 한국 남자배구는 아시안게임에서 14회 연속으로 메달을 걸었다. ✔ 2022 항저우에서 그 행진이 처음으로 끊겼다 — 노메달. ✔ 2026년 7월 23일 나고야, 한국은 중국·대만·필리핀과 D조에 묶였다. 지금 이 코트가 그 재도전의 자리다. 1966 방콕 — 첫 메달, 아시아 정상권의 시작 한국 남자배구가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처음 이름을 올린 건 1966년 방콕이었다. 당시 아시아 배구는 지금과 지형이 전혀 달랐다 — 참가국 수도, 경기 방식도, 국내 리그 기반도 없던 시절이다. 그런 조건에서 걸어 나온 메달 하나가, 이후 반세기를 규정하는 출발점이 됐다. 지금 코트에 서는 선수들에게 그 해는 아득한 역사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이라는 대회가 국가대표에게 갖는 의미 — 랭킹 포인트가 걸리고, 다음 세대의 훈련 예산과 관심이 걸리는 자리라는 점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시작이 늘 결과를 보장하진 않는다. 그런데 한국은 이 시작을 반세기 넘게 지켜냈다. 1966~2018, 14회 연속 — 세대를 넘은 관성 52년, 대회 수로 치면 열네 번. 그 사이 아시아 배구의 판도는 몇 번이나 뒤집혔다. 중국이 세계 정상권에 올라섰고, 일본이 부침을 겪었고, 이란이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세대가 몇 번이나 교체됐고 감독도, 전술도, 훈련 방식도 달라졌다. 그런데도 한국은 매 대회 시상대에 이름을 올렸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 답은 단순하지 않다. 한 세대의 재능만으로는 14회 연속이 나오지 않는다...

일본전 2세트, 균열이 시작된 자리

이미지
4-1, 한국이 앞서던 그 순간의 코트 스코어보드는 19-20. 일본이 한 점 앞선 자리였다. 파크 아레나 고마키의 조명이 코트 위로 곧게 떨어지고, 한국 벤치는 이미 자리에서 반쯤 일어나 있었다. 서브가 올라가고, 리시브가 흔들리고, 와다의 손끝에서 공이 빠르게 꺾였다. 그 한 점이 셋으로 불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채 2분이 되지 않았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준결승, 2세트의 균열은 그렇게 시작됐다. 넉 점 차, 거기까지는 분명 한국의 세트였다 9월 21일 열린 준결승에서 한국은 이미 1세트를 20-25로 내준 뒤였다. 13-14로 맞서던 흐름이 야마다의 연속 공격에 13-16으로 벌어졌고, 20-24 일본의 세트포인트에서 그대로 끝났다. 그래서 2세트 초반 4-1은 단순한 리드가 아니었다. 첫 세트의 흐름을 끊어낼 첫 신호였고, 벤치와 관중석 모두가 그 넉 점을 붙잡고 싶어 했다. 서브 흐름이 살아 있었고, 블로킹 타이밍도 맞아떨어졌다. 리시브가 안정되면서 공격을 조립할 시간이 생겼고, 그 여유가 연속 득점으로 이어졌다. 딱 거기까지는, 8년 만에 오른 4강 무대에서 한국이 그리던 그림 그대로였다. 한일전 전적을 보면 최근 국제대회에서 세트 단위로는 접전을 벌인 경우가 많았던 만큼, 초반 넉 점 차는 이번엔 다를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기에 충분했다. 4-1에서 19-20까지, 흐르던 그 십여 분 넉 점 차는 오래가지 않았다. 일본이 서브 순서를 바꾸며 리시브 라인을 흔들기 시작했고, 한국의 공격 템포가 한 박자씩 늦어졌다. 범실 하나, 블로킹 실패 하나가 쌓이면서 점수판의 격차는 좁혀지다 못해 뒤집혔다. 19-20, 일본이 앞선 그 지점에서 와다와 아키모토의 공격이 연달아 꽂혔다. 세 점이 그대로 넘어갔다. 타임아웃을 불러도 흐름은 돌아오지 않았고, 한국은 자기 서브권에서 점수를 지키는 데도 힘이 부쳤다. 랠리 하나하나를 보면 결정적인 실수가 있었던 건 아니다. 리시브가 반 박자 흔들리고, 세터의 토스가 살...

2026 남자배구 세계랭킹 TOP7 지각변동

이미지
공이 뜨는 순간 코트의 공기가 바뀐다. 랠리 하나, 세트 하나가 쌓여 국가대표팀의 한 시즌이 되고, 그 성적표가 매년 갱신되는 세계랭킹으로 남는다. 대한배구협회가 공개한 시니어 남자부 세계랭킹 자료를 보면 상위권의 얼굴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순위표 안쪽에서는 분명한 움직임이 있었다. 2027년부터 이름이 바뀌는 국제대회를 앞두고, 지금 세계 배구의 판을 쥐고 있는 나라들이 누구인지 순위 그대로 세어봤다. 시드 배정도, 출전권도 결국 이 숫자 하나에서 출발한다. 체육관 조명 아래 이어지는 국제경기 랠리 장면 한눈에 보기 ✔ 브라질이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 미국·이탈리아·폴란드가 그 뒤를 바짝 좁히고 있다. ✔ 세계랭킹은 2027년부터 이름이 바뀌는 국제대회의 시드 배정 기준이 된다. ✔ 아시아에서는 이란이 세계 8위로 가장 높고, 대한민국은 24위다. 1. 흔들리지 않는 왕좌, 브라질 세계랭킹 1위 자리는 여전히 브라질 몫이다. 올림픽 금메달을 여러 차례 들어 올린 나라답게, 서브 리시브 조직력과 블로킹 타이밍이 다른 팀과 세대 차이를 만든다. 한 세트를 내주더라도 다음 세트에서 리듬을 되찾는 저력이 순위표 맨 위 칸을 오래 지키는 이유다. 다만 도전자들의 격차가 조금씩 줄고 있다는 점은 짚어야 한다. 예전처럼 압도적인 점수 차가 아니라,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이 늘었다는 게 최근 국제무대의 공통된 흐름이다. 2. 대학 배구가 지켜낸 미국의 2위 2위는 미국이다. NCAA 대학 리그에서 매년 쏟아지는 신인풀이 대표팀의 세대교체를 매끄럽게 이어준다. 서브 파워와 높이를 앞세운 공격 배구가 미국 배구의 색깔이다. 대학 시스템이 곧 대표팀 육성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2위는 단발성 성적이 아니라 구조가 만든 결과에 가깝다. 3. 세터 놀음이 끌어올린 이탈리아의 3위 이탈리아는 지난해보다 순위를 끌어올려 3위에 올랐다. 유럽 배구 특유의 세밀한 토스 워크와 다양한 공격 루트가 강점이다. 세터 한 명...

카자흐스탄전 세 세트 내내 접전, 한국 여자배구는 그렇게 8년 만의 4강을 따냈다

이미지
한국 3-0 카자흐스탄,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8강전 세트 스코어 9월 20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카자흐스탄을 세트 스코어 3-0(26-24, 27-25, 25-21)으로 꺾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4강에 올랐습니다. 스코어만 보면 완승 같지만, 세 세트 모두 듀스 직전까지 가는 살얼음판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은 늘 한국이 가져갔습니다. 아시안게임 4강 진출은 무려 8년 만입니다. 이 글의 요점 한국 여자배구, 카자흐스탄전 세트 스코어 3-0(26-24·27-25·25-21) 승리로 8강 통과. 에이스 육서영이 20득점으로 양 팀 최다 득점, 서브에이스 2개·블로킹 1개까지 곁들였다. 준결승 상대는 21일 일본-대만전 승자, 한국은 8년 만에 4강 무대에 선다. 조별리그부터 심상치 않았다, 왜 '8년 만'인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카타르를 3-0으로 완파하고, 까다로운 상대로 꼽히던 베트남마저 3-1로 눌렀습니다. 조 1위로 8강에 오르며 단 한 세트도 크게 내주지 않은 흐름이었죠. 배구 대표팀 경기를 챙겨온 분이라면 이 분위기가 낯설지 않을 겁니다. 한때 런던올림픽 4강 신화를 썼던 한국 여자배구는 이후 국제무대에서 좀처럼 그 높이까지 다시 오르지 못했습니다. 세대교체 과정에서 국제 경쟁력 자체가 물음표로 남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 8강전은 그냥 한 경기가 아니었습니다. 아시안게임은 출전권과 국가 랭킹이 걸린 대회입니다. 4강에 오르는 순간 최소 4위가 확정되고, 이는 대륙 랭킹 포인트로 그대로 쌓입니다.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표팀을 지켜본 팬이라면, 오늘 스코어보드에 뜬 3-0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무거운지 알 겁니다. 세 세트, 매번 살얼음판이었습니다 1세트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26-24. 듀스 상황까지 몰렸다가 한국이 먼저 두 점을 붙였습니다. 카자흐스탄의 높이와 파워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

남자부 외국인 2명 확대는 결국 한국 배구 대표팀을 약하게 만든다

이미지
V리그 비국내 선수 보유 정원, 2027-28시즌부터 이렇게 바뀐다 결론부터 던진다. V리그 남자부 외국인 선수 2명 확대는 한국 배구 대표팀을 더 약하게 만든다. 리그 흥행 몇 경기 벌자고 대표팀의 10년을 파는 결정이다. 2026년 KOVO 이사회는 2027-28시즌부터 남자부 외국인 보유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리기로 확정했다. 아시아쿼터 1명은 그대로 둔다. 팀 하나가 비국내 선수를 셋까지 안는 시대가 열린다. 왜 지금 이 말을 하냐고? 당장 2026년 10월 31일 개막하는 2026-27시즌이 이 옛 제도로 치르는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 다음 시즌 코트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 글의 요점 남자부 외국인은 1명에서 2명으로, 여자부 아시아쿼터는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난다. 남자부의 진짜 문제는 국내 공격수가 큰 경기에서 설 자리를 잃는다는 것이다. 리그 수준은 오를지 몰라도, 대표팀 자원을 키우는 무대는 좁아진다. 국내 공격수가 코트에서 밀려난다 셈을 해보자. 코트에는 여섯 명이 선다. 지금까지 남자부는 외국인 1명에 아시아쿼터 1명, 그러니까 비국내 자원이 최대 둘이었다. 남은 네 자리가 온전히 국내 선수 몫이었다. 그런데 외국인이 두 명이 되면? 보유 정원이 늘면 코트에서 뛰는 비국내 선수도 늘 수밖에 없다. 국내 선수가 밟을 땅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특히 득점 대부분을 책임지는 아포짓과 아웃사이드 자리다. 팀이 돈을 쓴 외국인을 벤치에 앉힐 리 없다. 여러분이 프로 감독이라고 생각해보라. 5세트 듀스, 24-24. 마지막 한 점을 누구에게 맡기겠는가. 검증된 외국인 거포다. 당연하다. 감독은 이기려고 그 자리에 있다. 문제는 그 순간마다 국내 유망주가 배울 기회를 잃는다는 것이다. 승부처의 한 방은 벤치에서 지켜보는 것으로는 절대 몸에 배지 않는다. 대표팀은 리그가 아니라 국내 선수가 짊어진다 여기서 대회 맥락을 봐야 한다. 국가대표는 외국인 용병을 데려갈 수 없다. 올림픽 출전권도, 세계랭킹도...

울란바타르에서 한국 남자배구 동아시아 2연패를 직접 지켜봤다

이미지
울란바타르에서 지켜본 한국 남자배구의 전승 우승 몽골 울란바타르행 비행기를 탄 건 순전히 이 대회 때문이었다. 8월 초,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2026 동아시아선수권에 나선다는 소식을 듣고 취재 노트와 카메라부터 챙겼다. 세계랭킹 25위, 국제 무대에만 서면 늘 '언더독' 소리를 듣는 팀이다. 솔직히 큰 기대는 안 했다. 그런데 다섯 경기를 전부 현장에서 지켜본 나흘, 나는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풀어본다. 한눈에 보는 2026 동아시아 남자배구선수권 개최지 · 기간 : 몽골 울란바타르 AVA 아레나, 8월 초 (결승 8월 9일) 한국 성적 : 5전 전승, 대회 2연패, 통산 네 번째 우승 결승 : 한국 3-1 일본 (40-38, 25-17, 23-25, 25-22) 대회 MVP : 신호진 (결승 18득점) 첫 세트 40-38, 나는 숨을 제대로 못 쉬었다 결승 상대는 일본이었다. 그리고 첫 세트가 미쳤다. 24-24에서 시작된 듀스가 끝날 기미를 안 보였다. 서브가 들어가고, 리시브가 흔들리고, 다시 랠리가 붙고. 스코어보드 숫자가 30을 넘기고 35를 넘길 때, 관중석 전체가 매 포인트마다 벌떡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했다. 결국 40-38. 세트 하나에 78점이 오갔다. 프로 경기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마라톤 세트를 국가대표전 결승에서, 그것도 눈앞에서 봤다. 이 세트가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고 본다. 배구는 흐름의 종목이다. 그 지긋지긋한 접전을 먼저 넘긴 쪽이 심리적으로 몇 배는 가벼워진다. 옆자리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던 한 기자가 나지막이 '이걸 잡으면 오늘 우리가 이긴다'고 중얼거렸는데, 정확히 그 말대로 흘러갔다. 2세트를 25-17로 가볍게 내준 순간, 일본의 어깨가 눈에 띄게 처졌다. 첫 세트에서 다 쏟아부은 팀과, 그걸 버텨낸 팀의 차이였다. 결승 네 세트, 한국과 일본의 득점 흐름 5전 전승, 그리고 신호진이라는 이름을 외우게 됐다 이번 ...

페퍼저축은행에서 SOOP 수퍼스까지, 다섯 달의 창단기

이미지
위기의 7구단 체제에서 SOOP 수퍼스가 서기까지 올여름 한국 여자배구는 코트 밖에서 더 큰 경기를 치렀다. 한 구단이 통째로 사라질 뻔한 위기에서, 이름도 엠블럼도 새로운 여덟 번째 팀이 태어나기까지 딱 다섯 달이 걸렸다. 그 사이 발표는 여섯 번 있었고, 그때마다 배구팬들의 타임라인은 술렁였다. 인수설이 돌던 봄부터 감독 선임, 연고지 확정, 선수단 구성, 그리고 시즌 개막일 확정까지 — 이 글은 그 다섯 달을 날짜순으로 되짚는다. 어느 시점 하나가 어긋났어도 지금의 8구단 체제는 없었을 것이다. 2026년 봄, 7구단 체제로 쪼그라들 뻔한 위기 올해 초 여자부 페퍼저축은행 배구단을 둘러싸고 매각설이 흘러나왔다. 모기업의 배구단 운영 지속 여부가 불확실해지면서, 여자부가 기존 7개 구단 체제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배구계 안팎에서 커졌다. 시즌을 앞두고 구단 하나가 통째로 빠지는 건 리그 전체 일정과 흥행에 직결되는 문제다. 그럼 굳이 새 구단이 필요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 7구단 체제는 대진 편성부터 꼬인다. 팀 수가 홀수면 매 라운드 한 팀은 쉬어야 하고, 이는 곧 관중 동원과 중계 편성 모두에 구멍을 낸다. 여자부가 8구단을 유지해야 했던 이유가 여기 있다. 6월 2일, SOOP이 손을 내밀다 아프리카TV에서 이름을 바꾼 스트리밍 기업 SOOP이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인수에 나섰다는 발표가 나온 게 6월 2일이었다. SOOP은 이날 곧바로 선수단 구성에 착수한다고 밝혔고, 신임 감독 인선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e스포츠·스트리밍 업계 기업이 프로배구단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반응은 반신반의였다. 하지만 별풍선 플랫폼이 배구공을 잡은 이 결정은, 침체됐던 여자부 스폰서십 시장에 새 자본이 들어왔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구단 인수가 이렇게 빠르게 구체화된 사례는 최근 V리그에서 흔치 않았다. 6월 4일, 이름을 얻다 — 'SOOP 수퍼스'와 김세진 감독 인수 발표 이틀 만인 6월 4일,...

"대역전 드라마" — 한국 남자배구, 기타큐슈의 5세트

이미지
기타큐슈 체육관, 5세트 15-9로 끝난 순간 9월 13일 밤, 일본 기타큐슈 시립체육관. 전광판 스코어는 2-2. 다섯 번째 세트만 남았다. 한국 벤치는 이미 서 있었다. 코트 위 허수봉은 손끝으로 라인을 두어 번 가리켰다. 상대는 호주, 걸린 건 2027 FIVB 남자 월드컵 출전권이었다. 세트 스코어는 여기까지 16-25, 25-18, 22-25, 25-18. 한 세트씩 주고받은 롤러코스터였다. 마지막 세트는 15점 랠리포인트제. 먼저 흔들리는 쪽이 진다. 여기까지 오는 길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를 넘어 준결승까지 올라갔지만 개최국 일본에 막혀 3위 결정전으로 내려왔다. 상대는 세계랭킹에서 한국을 앞서는 호주. 이 대회는 단순한 순위전이 아니었다. AVC 남자 아시아선수권 3위 안에 들어야 2027 FIVB 남자 월드컵 출전권이 걸리는 구조였고, 우승한 일본은 이미 2028 LA 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로 챙긴 뒤였다. 즉 한국 입장에서 이 경기는 순위표 한 칸이 아니라 내년 대회 참가권 자체였다. 지는 순간 월드컵 본선은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이런 경기일수록 세트 하나하나의 무게가 평소와 다르게 느껴진다. 2세트를 내주고도 다시 뒤집은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대회 결과와 한국의 3위 확정 과정은 국제배구연맹(FIVB) 공식 대회 소식에도 정리돼 있다. 체육관에 남은 마지막 랠리 5세트 초반, 스코어는 2-1. 여기서 허수봉이 서브 리시브 이후 오픈 공격을 그대로 꽂았다. 다음 랠리는 임성진의 속공. 그다음은 임재영의 블로킹 터치아웃. 세 점이 연달아 붙으면서 5-1. 호주 벤치가 타임아웃을 불렀지만 흐름은 이미 넘어간 뒤였다. 이후 한국은 리드를 놓지 않았다. 허수봉은 이 세트에서도 계속 공을 받았다. 이날 그의 총득점은 28점, 양 팀을 통틀어 최다였다. 임성진이 15점, 박창성이 9점, 이상현이 8점으로 뒤를 받쳤다. 마지막 포인트는 15-9. 스코어보드에 불이 들어오는 순간 코트 위 선수들이 한꺼번에 무릎을 꿇...

세계선수권 32개국 확대가 한국 남자배구를 11년 만에 불러냈다

이미지
세계선수권 참가국 24→32개국 확대와 LA28 올림픽 출전권 12장의 배분 구조 결론부터 간다. 국제배구연맹, 그러니까 FIVB가 세계선수권의 뼈대를 갈아엎었다. 4년에 한 번 열리던 대회를 2년에 한 번 으로 바꿨고, 본선 참가국을 24개국에서 32개국 으로 늘렸다. 2023년 6월 22일 집행위원회가 2025-2028 국제배구 캘린더를 승인하면서 확정된 내용이다. 그리고 그 새 구조가 처음 적용된 대회가 2025년 필리핀에서 열린 남자 세계선수권이었다. 여기서 한국 이야기가 시작된다. 새 구조의 첫 대회 코트에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섰다. 2014년 이후 11년 만의 본선이다. 그 사이 한국 남자배구는 세계선수권이라는 단어를 꺼내기도 민망한 자리에 있었다. 문이 넓어지자 그 문으로 들어간 팀 중에 한국이 있었다는 뜻이다. 반대로 같은 해 여자 대표팀은 11년 만에 본선 티켓을 놓쳤다. 같은 개편이 한쪽에는 문을 열어주고 다른 쪽에는 닫혔다는 사실을 알려준 셈이다. 정리 먼저: 이번 개편의 핵심 ✔ 세계선수권 주기가 4년에서 2년으로 바뀌었고, 첫 적용 대회가 2025년이다 ✔ 본선 참가국은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8개 조 4팀 조별리그 뒤 각 조 2위까지 16강에 오른다 ✔ 월드컵, 올림픽 예선 토너먼트, 대륙 예선 토너먼트가 국제 일정표에서 사라졌다 ✔ LA28 올림픽 출전권 12장은 개최국 1장, 대륙선수권 우승 5장, 2027 세계선수권 상위 3장, 세계랭킹 상위 3장으로 갈린다 배경 — 배구 국제 일정표는 왜 손댈 수밖에 없었나 예전 구조를 떠올려 보자. 세계선수권은 올림픽 사이사이 4년에 한 번, 24개국이 모이는 대회였다. 여기에 월드컵이 따로 있었고, 발리볼네이션스리그가 따로 돌아갔고, 올림픽에 가려면 올림픽 예선 토너먼트를 또 치러야 했다. 대륙별 예선 토너먼트까지 얹히면 대표팀은 1년 내내 종류가 다른 국제대회를 옮겨 다녔다. 선수는 소속 리그 시즌까지 함께 소화한다. 일정표가 터지기 직전이었다....

여자배구 강등은 세대교체 실패가 아니라 리그 실패다

이미지
비어 있는 코트, 다음 세대를 기다리는 자리 결론부터 말한다. 한국 여자배구가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챌린저컵으로 떨어진 건 선수들이 약해서가 아니다. 리그가 선수를 못 키워서다. 2025년 VNL, 한국은 마지막 3주 차까지 강등권에 몰려 있었다. 일본전 승리 하나가 절실했지만 결과는 최종 1승 7패.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곧바로 2026년 챌린저컵행이 확정됐다. 중계석에서 세트마다 지켜본 사람이라면 안다. 랠리는 이어지는데 정작 세트 포인트, 그 한 점 앞에서 자꾸 무너지는 장면이 반복됐다는 걸. 그 장면을 두고 "세대교체가 늦었다"는 말이 쏟아졌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라고 하면, 진짜 문제를 놓친다. 근거 1 — 숫자가 먼저 말한다 VNL 8주 차, 한국은 1승 7패로 12개 참가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세트 스코어를 뜯어보면 더 선명하다. 풀세트 접전까지 갔다가 마지막 두 세트에서 내리 흔들린 경기가 절반이 넘었다. 체력이 부족했다기보다 결정적인 순간에 공을 올릴 세터, 그 공을 때려줄 확실한 공격수가 한 명 더 있었어야 했다는 뜻이다. 이 자리에서 규정 얘기를 하나 짚어야 한다.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는 성적에 따라 코어팀 지위가 오르내리는 승강제 대회다. 최하위권으로 시즌을 마치면 다음 시즌 챌린저컵으로 밀려나고, 거기서 다시 성적을 내야 코어팀 복귀 자격을 얻는다. 한국은 지금 그 복귀 관문 앞에 서 있다. 랭킹 하락은 대회 배정에 그대로 반영되니, 이번 강등은 단발성 부진이 아니라 향후 2~3년 국제대회 스케줄 자체를 바꿔놓을 사안이다. 근거 2 — 리그가 신인을 어떻게 쓰는지 보면 답이 나온다 V리그 각 구단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으로 아포짓(라이트) 한 자리를 채운다. 문제는 그 한 자리가 팀 공격 점유율의 절반 가까이를 가져가는 구조라는 데 있다. 국내 신인 라이트가 실전에서 세트당 십 점 안팎의 공격 기회를 받을 팀 자체가 많지 않다. 대표팀에서 처음...

10도, 가을 아침저녁 기온차가 몸에 보내는 신호

이미지
아침저녁 기온차가 커지는 요즘, 겉옷을 챙기는 사람들 요즘 아침에 집을 나설 때와 오후에 다시 밖을 걸을 때의 체감이 완전히 다르다는 걸 느낀 사람이 많을 거다. 새벽에는 긴팔이 필요할 만큼 서늘한데, 낮에는 반팔로도 덥게 느껴지는 날이 이어진다. 이 차이, 그러니까 하루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의 격차가 요즘 10도 안팎까지 벌어지고 있다. 10이라는 숫자 자체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폭이 며칠에 한 번이 아니라 거의 매일 반복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몸은 하루에도 몇 번씩 체온 조절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혈관과 호흡기가 가장 먼저 부담을 느낀다. 그래서 의료계와 보건 당국이 매년 이맘때 환절기 건강수칙을 반복해서 내놓는 것이다. 정리 먼저: 일교차 10도가 뜻하는 것 ✔ 하루 최고·최저기온 차이가 10도를 넘으면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폭도 커진다 ✔ 아침 저체온 상태에서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한 구간이다 ✔ 고령층·고혈압 환자·호흡기 질환자는 아침 시간대 실외 활동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 겉옷 하나로 대응하기보다 외출 시간대를 조정하는 편이 실질적으로 더 효과적이다 이 숫자는 어떻게 계산되나 일교차는 말 그대로 하루 중 가장 높은 기온과 가장 낮은 기온의 차이를 뺀 값이다. 기상청이 매일 발표하는 최고·최저기온 예보를 그대로 빼면 된다. 요즘처럼 새벽에 10도 안팎, 낮에 20도 중반까지 오르는 날씨가 겹치면 계산상 일교차가 10도를 훌쩍 넘는 날도 드물지 않다. 특정 지역·특정 하루의 값이 아니라 9월 중하순부터 10월까지 반복되는 패턴 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그냥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것뿐인데 왜 숫자로 따지나」 싶을 수 있다. 하지만 체온을 유지하는 몸의 자율신경계 입장에서는 하루 한 번의 급격한 온도 변화가 아니라, 출근길과 퇴근길 두 번, 실내와 실외를 오가는 순간마다 반복되는 미세한 온도 충격이 쌓인다. 숫자 하나로 정리해두면 「오늘은...

강소휘의 첫 우승, 새벽에 본 AVC컵 결승전

이미지
결승전을 기다리던 새벽 거실 지난 6월, 필리핀 칸돈에서 열린 2026 AVC 여자배구컵 결승전을 새벽에 혼자 챙겨봤다. 12개국이 참가한 이 대회는 8000석 규모의 칸돈시티 아레나에서 열렸고,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 시간대에 경기가 잡혔다. 알람까지 맞춰놓고 일어난 건 오랜만이었다. 솔직히 결승 전까지는 큰 기대 없이 결과만 확인하던 대회였다. 그런데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한국이 세트를 거의 내주지 않고 올라오는 걸 보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마지막 판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사실 큰 기대는 안 했다 얼마 전 아시아선수권에서 8강 탈락으로 일찍 짐을 쌌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 AVC컵도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세대교체 과정에 있는 팀이라는 얘기가 많았던 시점이라 더 그랬다. 그런데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스코어만 보고도 '이번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조별리그, 5전 5승인데 딱 한 경기가 걸렸다 한국은 A조에서 대만·키르기스스탄·호주·필리핀·우즈베키스탄과 묶여 5전 전승으로 조 1위에 올랐다. 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필리핀·호주전은 전부 세트스코어 3대0으로 깔끔하게 끝났다. 문제는 대만전이었다. 유일하게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대2로 겨우 이겼다. 조별리그 전체를 통틀어 한국이 내준 세트가 딱 두 개였는데, 그게 전부 이 대만전에서 나왔다. '저 팀만 만나면 왜 이렇게 힘들지'라는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준결승, 베트남을 상대로 다시 세트를 내주지 않았다 준결승 상대는 베트남이었다. 이 경기는 3대0으로 다시 깔끔하게 끝났다. 대만전의 고생을 겪은 뒤라 그런지 이 경기는 오히려 편하게 봤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결승 상대가 그 대만이 될 거라는 소식을 듣고, 새벽 기상을 제대로 각오하게 됐다. 조별리그에서 이미 한 번 고전했던 상대를 결승에서 다시 만난다는 게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같은 상대를 대회 안에서 두 번 만나는 조편...

이탈리아 여자배구 첫 금메달을 가른 마지막 랠리

이미지
3세트 25점, 코트 위 모든 시선이 한 곳으로 모였다. 2024년 8월 11일 밤 8시, 사우스 파리 아레나 1. 3세트 스코어는 24-17, 이탈리아의 매치포인트였다. 관중석 조명이 파란빛으로 가라앉은 코트 위에서 이탈리아 선수들은 서로의 눈을 마주치며 리시브 위치를 다시 잡았다. 벤치의 코칭스태프도 자리에서 일어나 코트를 지켜보고 있었다. 미국의 서브가 넘어오는 순간, 코트 전체가 숨을 참은 듯 멈췄다. 이 한 점을 넣으면 이탈리아 여자배구는 올림픽 출전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갖게 되는 순간이었다. 관중석 곳곳에서 이탈리아 국기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카메라는 벤치에 앉은 선수들의 표정을 번갈아 비췄다. 이탈리아 여자배구는 다른 국제대회에서는 꾸준히 성과를 냈지만, 유독 올림픽 무대에서는 8강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하는 일이 반복돼왔다. 세계선수권이나 유러피언 챔피언십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들조차 올림픽에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한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올림픽 징크스'라는 표현이 현지 매체에서 계속 언급됐다. 결승 상대인 미국은 준결승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을 치르고 올라온 상태였다. 체력적으로 소진된 채 하루 휴식 만에 결승에 나선 미국은 리시브와 공격에서 범실이 이어졌고, 이탈리아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1세트(25-18)와 2세트(25-20)를 안정적으로 가져갔다. 두 세트 모두 큰 위기 없이 흘러갔다는 점에서 결승 초반부터 분위기는 이탈리아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3세트 초반부터 이탈리아는 서브 리시브 안정성을 앞세워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미국은 한 번씩 추격의 실마리를 잡는 듯했지만, 그때마다 이탈리아 블로커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벽을 세우며 흐름을 다시 가져왔다. 세트 스코어가 20점을 넘어서면서부터는 관중석에서도 승부의 추가 이미 확실히 기울었다는 걸 체감하는 분위기가 퍼졌다. 매치포인트, 그 몇 초 미국의 서브가 짧게 날아들었다. 이탈리아 리베로가 무릎을 굽...

여자배구, 아시아선수권 8강서 태국에 무너졌다

이미지
배구 경기장의 서브 순간(이미지: 생성) 한국 여자배구가 지난달 27일 아시아선수권 8강에서 태국에 0-3으로 무너지며 2회 연속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 한 판으로 LA올림픽 아시아 예선 직행 티켓까지 태국에 넘어갔다. 대표팀의 시선은 이제 9월 16일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으로 옮겨갔다. 배경 — 조별리그는 순항했다 2026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열린 이번 아시아선수권은 대표팀의 현재 전력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여겨졌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베트남과 홍콩을 연파하며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8강 상대는 최근 아시아 여자배구 판도를 흔들고 있는 태국이었다. 태국은 이번 대회에서 4강에 이어 중국까지 꺾고 대회 2연패를 확정 지을 만큼 상승세가 뚜렷한 팀이다. 조별리그에서만 놓고 보면 흐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베트남과 홍콩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조 2위를 확정했고, 그 여세를 몰아 8강까지 올라갔다. 다만 세부 세트 스코어까지는 이 글에서 다시 확인하지 못했다. 한국은 앞선 두 대회에서도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까지 포함하면 2회 연속 4강 좌절이다.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대표팀 구성을 감안해도, 상위권과의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무슨 일이 있었나 — 세트 스코어 0-3 8강전 결과는 세트 스코어 0-3, 완패에 가까웠다. 세 세트 모두 태국에 주도권을 내줬다. 이 결과로 4강 진출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대회 우승 팀에게 걸려 있던 LA올림픽 아시아 예선 직행권까지 함께 잃었다. 직행권의 향방은 이후 나온 결과로 더 분명해졌다. 태국은 4강에서 중국을 잡고 결승까지 진출해 대회 2연패를 이뤘고, 이로써 직행 티켓을 확정했다. 한국은 이제 별도의 올림픽 예선 절차를 밟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구체적인 예선 방식이나 일정은 아직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았고, 대한배구협회나 국제배구연맹의 후속 발표를 기다려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무엇이 달라지나 — 초점은 아시안게임으...

4단계로 끝내는 가을 캠핑 준비, D-30부터 당일까지

이미지
해 질 녘 모닥불이 타오르는 캠프사이트 가을 캠핑은 예약 전쟁부터 시작된다. 텐트를 치기까지 한 달이 걸린다고 하면 과장 같겠지만, 실제로 캠핑장 자리 하나 잡는 순간부터 당일 모닥불을 피우는 순간까지 따라가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 여정을 시점별로 정리해봤다. 처음 캠핑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이 순서대로만 따라가도 큰 실수 없이 첫 캠핑을 마칠 수 있다. 한눈에 보는 준비 타임라인 ✔ D-30, 캠핑장 예약 ✔ D-14, 장비 점검 ✔ D-3, 날씨 확인과 최종 짐 싸기 ✔ 당일, 설영과 모닥불 ✔ 다음날, 정리와 복기 D-30, 캠핑장부터 잡는다 가을 캠핑은 예약 전쟁부터 시작된다. 국립공원이나 인기 오토캠핑장은 한 달 전, 예약 창이 열리자마자 자리가 사라진다. 알림 설정은 필수다. 특히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와 겹치는 주말은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 이 시기를 놓치면 남은 선택지는 뻔하다. 접근성 낮은 외곽 캠핑장이나 평일 일정뿐이다. 주말 자리를 노린다면 정말 D-30을 놓치면 안 된다. 예약 창이 열리는 정확한 시간까지 미리 확인해두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결과가 갈린다. D-14, 장비를 꺼내 점검한다 창고에서 텐트를 꺼내는 순간, 지난 시즌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방수 코팅이 벗겨진 자리, 뻑뻑해진 지퍼. 하나씩 손을 본다. 폴대가 휘거나 부러진 곳은 없는지, 바닥 매트에 곰팡이가 슬지는 않았는지도 이때 확인해야 당일에 당황하지 않는다. 가을밤은 일교차가 크다. 여름용 침낭 하나만 믿고 나섰다가는 새벽에 떨며 눈을 뜨게 된다. 난방 장비를 꺼내 미리 작동을 확인해두는 것도 이 타이밍이다. 휴대용 난로를 쓴다면 가스 잔량과 환기 문제까지 미리 점검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D-3, 날씨와 최종 짐을 맞춘다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순간이 온다. 기온이 예상보다 낮으면 짐이 늘어난다. 담요 한 장, 핫팩 몇 개가 이때 가방에 추가된다. 비 소식이 있다면 방수포와 여분의 옷도 함께 챙긴다. 일교차가 1...

환절기 감기 앞 최선의 선택은 병원행

이미지
환절기 감기로 침대맡에 놓인 체온계와 차 한 잔 환절기 감기는 참지 말고 병원부터 가야 한다. 낮과 밤 기온차가 크게 벌어지는 이 시기에는 몸살 기운을 그냥 며칠 버티다가 오히려 증상을 키우는 사람을 자주 보게 된다. 경기장에서 몸 상태를 숨기고 뛰다가 결국 더 크게 다치는 선수를 봐온 입장에서, 초기 며칠을 참는 게 결국 더 오래 눕는 길이라는 건 몸이든 감기든 똑같다고 본다. 응원하던 선수가 그렇게 시즌을 통째로 날리는 모습을 여러 번 지켜본 뒤로는 더 확신하게 된 생각이다. 발열이 사흘을 넘기면 몸이 보내는 신호다 38도 이상 고열이 계속되거나 증상이 1~2주 넘게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나빠진다면 진료를 받는 게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감기는 며칠 앓다가 자연스럽게 가라앉지만, 그 며칠이 지나도 열이 안 떨어지거나 숨이 차고 가슴이 아프다면 몸이 이미 단순 감기 이상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국가대표 경기를 중계하다 보면 통증을 참고 뛰다가 다음 경기까지 통째로 결장하는 선수를 종종 보게 되는데, 초반 신호를 흘려보내는 값을 나중에 몰아서 치르는 구조는 몸살도 부상도 다르지 않다. 누런 콧물이나 심한 두통이 이어지면 부비동염을, 귀 통증이 겹치면 중이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신호를 무시하고 이불만 덮고 버티는 건, 부상 부위를 테이핑도 없이 그냥 뛰는 것과 비슷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독감과 헷갈리면 더 늦어진다 감기인 줄 알고 넘겼는데 사실은 인플루엔자였던 경우도 드물지 않다. 갑작스러운 고열과 심한 몸살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면 독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더 서둘러 진료를 받는 편이 좋다는 게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의 설명이다. 독감은 초반 며칠 안에 치료를 시작하느냐가 회복 속도를 크게 가른다. 이 부분은 질병관리청 인플루엔자 정보 에도 정리돼 있는데, 경기 초반 흐름을 놓치면 후반에 따라잡기 힘들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항바이러스제도 증상이 시작된 지 얼마...

2026 가을 단풍 절정 시기, 설악산부터 지리산까지 일정표

이미지
이른 아침 물들기 시작한 설악산 능선 올가을 단풍, 언제 어디로 떠나야 절정을 놓치지 않을까요? 설악산 대청봉에는 벌써 8월 말부터 단풍 신호가 올라왔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짐을 싸도 될까요, 아니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까요. 🍁 10초 요약 설악산 대청봉 정상부, 8월 31일 첫 단풍 관측 산 전체 20%가 물드는 공식 '단풍 시작' 시점은 9월 말로 예상 설악산·오대산 절정은 10월 16~25일 단풍은 하루 20~25km 속도로 남하, 중부는 10월 말~11월 초 절정 설악산, 벌써 물들기 시작했다 국립공원공단은 8월 31일 대청봉 일대에서 올해 첫 단풍을 관측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발 1,708m 정상부의 평균기온이 16도까지 떨어지면서 일부 나뭇잎이 노랗고 붉게 물들기 시작한 겁니다. 현장 관계자는 예년과 비슷한 시기라고 짚었습니다. 폭염이 이어졌던 여름과 비교하면 체감상 이른 느낌이지만, 통계로 보면 정상적인 흐름이라는 뜻입니다. 진짜 '단풍철'은 언제부터일까? 다만 정상부 나뭇잎 몇 장이 물들었다고 곧바로 단풍 여행을 떠날 때는 아닙니다. 기상 당국이 쓰는 '단풍 시작' 기준은 산 전체 20%가 물드는 시점이고, 올해 설악산은 9월 27일에서 30일 사이로 예상됩니다. 절정 시기는 그보다 두세 주 뒤인 10월 16일에서 25일 사이로 전망됩니다. 오대산도 비슷한 시기에 절정을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쪽으로 번지는 속도, 하루 20~25km 설악산에서 시작된 단풍은 하루 20~25km씩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중부지방은 10월 중순 물들기 시작해 10월 31일에서 11월 5일 사이 절정을 맞고, 지리산을 포함한 남부지방은 10월 하순부터 물들어 11월 5일에서 13일 사이가 가장 화려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정을 짤 때는 이 남하 속도를 기준으로 지역을 고르는 게 실패 확률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날짜를 정할 때 ...

기차표는 정가로 사면 손해다, 코레일 할인 이렇게 갈린다

이미지
출발 안내 전광판 아래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승강장 결론부터 간다. 기차표는 정가로 끊는 순간 손해다. 같은 열차, 같은 칸, 같은 좌석인데 옆자리 승객이 훨씬 싸게 앉아 있는 일이 매일 벌어진다. 비결은 없다. 제도를 알았느냐 몰랐느냐 , 딱 그 차이다. 임산부와 다자녀 할인만 놓고 봐도 2025년 이용객이 87만 명이었다. 그 전 해는 41만 명이었다. 일 년 사이 두 배가 넘게 늘었다는 건, 뒤집으면 그동안 못 받고 탄 사람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 10초 요약 코레일 할인은 이벤트가 아니라 상시로 열려 있는 제도다. 폭이 가장 큰 쪽은 임산부와 다자녀 가족이고, 다음이 나이로 갈리는 청년 구간이다. 신청과 인증을 미리 해 두지 않으면 예매 화면에서 할인 항목 자체가 뜨지 않는다. 할인 폭이 가장 큰 자리는 임산부와 다자녀다 여기가 제도의 심장이다. 맘편한 코레일은 임산부 본인과 동반 1인까지 일반실 운임을 40퍼센트 깎아 준다. KTX 특실이 비어 있으면 일반실 값으로 특실에 앉는 것도 가능하다. 값은 그대로인데 자리가 올라간다. 다자녀 행복은 자녀 수에 따라 갈린다. 25세 미만 자녀가 둘이면 30퍼센트, 셋 이상이면 50퍼센트 다. 절반이다. 단, 혼자 타면 안 된다. 어른 1명을 포함해 가족 3인 이상이 함께 움직여야 적용된다. "우리 애들이 어린데, 애 요금은 또 따로 아닌가?" 맞다. 어린이 운임은 원래 어른의 절반이다. 그 위에 다자녀 할인이 얹히는 구조라 가족 단위 총액이 확 내려간다. 코레일 발표 기준으로 2025년 한 해 임산부 할인액이 75억 원, 다자녀 할인액이 41억 원이었다. 제도 하나가 이 정도 규모로 돌아간다. 자세한 적용 조건은 임산부와 다자녀 할인 실적을 정리한 코레일 발표 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이가 그대로 가격이 되는 구간 청년 할인은 두 갈래다. 만 13세 ~ 24세 청소년 드림 으로 묶인다. 만 25...

남자배구 아시아선수권 대만전 3-1, 1세트 29-27이 갈랐다

이미지
첫 세트 듀스 구간, 코트 위 공기가 바뀌던 순간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아시아선수권 첫 경기에서 대만을 3-1로 눌렀습니다. 9월 4일 일본 기타큐슈에서 열린 경기입니다. 세트 스코어만 보면 무난합니다. 그런데 1세트 점수가 29-27이었어요. 듀스로 끌려간 겁니다. 여기서 한 점이 반대로 갔다면 오늘 쓰는 글의 제목이 완전히 달라졌을 겁니다. 🔢 10초 요약 구분 내용 최종 스코어 한국 3 - 1 대만 세트별 29-27 / 19-25 / 25-15 / 25-15 최다 득점 허수봉 19점 다음 경기 9월 7일 태국전, 9월 8일 카타르전 표만 보면 3세트부터 완전히 갈린 경기처럼 읽히는데, 실제 흐름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앞의 두 세트에서 한국이 흔들린 지점이 분명히 있었고, 그 지점이 남은 일정에 그대로 숙제로 남습니다. 1세트 29-27, 무엇이 듀스를 만들었나 출발은 팽팽했습니다. 대만은 세계랭킹 58위 팀입니다. 순위만 놓고 보면 한국이 세트를 빠르게 가져갔어야 정상이죠. 그런데 24점 고지에서 경기가 멈췄습니다. 듀스 구간이 길어지면 랭킹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서브 하나, 블로킹 하나가 그대로 점수판을 뒤집으니까요. 이 구간을 넘긴 쪽이 한국이었습니다. 29-27, 두 점 차로 첫 세트를 챙겼습니다. "첫 세트 하나 어렵게 잡은 게 그렇게 큽니까?" 큽니다. 5세트제에서 1세트를 내주면 남은 세 세트를 전부 이겨야 하는 상황이 되니까요. 반대로 잡아 두면 한 세트를 내줘도 여유가 생깁니다. 실제로 한국은 다음 세트를 그렇게 내줬고, 그러고도 경기를 가져왔습니다. 29-27은 그래서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이 경기의 전체 구조를 만든 점수입니다. 2세트를 내주고 왜 다시 살아났나 2세트는 19-25로 졌습니다. 여섯 점 차로 밀렸습니다. 중반 이후로는 따라붙지 못했습니다. 흔들린 세트였습니다. 리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