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 2세트, 균열이 시작된 자리

4-1, 한국이 앞서던 그 순간의 코트

스코어보드는 19-20. 일본이 한 점 앞선 자리였다. 파크 아레나 고마키의 조명이 코트 위로 곧게 떨어지고, 한국 벤치는 이미 자리에서 반쯤 일어나 있었다. 서브가 올라가고, 리시브가 흔들리고, 와다의 손끝에서 공이 빠르게 꺾였다. 그 한 점이 셋으로 불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채 2분이 되지 않았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준결승, 2세트의 균열은 그렇게 시작됐다.

넉 점 차, 거기까지는 분명 한국의 세트였다

9월 21일 열린 준결승에서 한국은 이미 1세트를 20-25로 내준 뒤였다. 13-14로 맞서던 흐름이 야마다의 연속 공격에 13-16으로 벌어졌고, 20-24 일본의 세트포인트에서 그대로 끝났다. 그래서 2세트 초반 4-1은 단순한 리드가 아니었다. 첫 세트의 흐름을 끊어낼 첫 신호였고, 벤치와 관중석 모두가 그 넉 점을 붙잡고 싶어 했다.

서브 흐름이 살아 있었고, 블로킹 타이밍도 맞아떨어졌다. 리시브가 안정되면서 공격을 조립할 시간이 생겼고, 그 여유가 연속 득점으로 이어졌다. 딱 거기까지는, 8년 만에 오른 4강 무대에서 한국이 그리던 그림 그대로였다. 한일전 전적을 보면 최근 국제대회에서 세트 단위로는 접전을 벌인 경우가 많았던 만큼, 초반 넉 점 차는 이번엔 다를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기에 충분했다.

4-1에서 19-20까지, 흐르던 그 십여 분

넉 점 차는 오래가지 않았다. 일본이 서브 순서를 바꾸며 리시브 라인을 흔들기 시작했고, 한국의 공격 템포가 한 박자씩 늦어졌다. 범실 하나, 블로킹 실패 하나가 쌓이면서 점수판의 격차는 좁혀지다 못해 뒤집혔다. 19-20, 일본이 앞선 그 지점에서 와다와 아키모토의 공격이 연달아 꽂혔다. 세 점이 그대로 넘어갔다. 타임아웃을 불러도 흐름은 돌아오지 않았고, 한국은 자기 서브권에서 점수를 지키는 데도 힘이 부쳤다.

랠리 하나하나를 보면 결정적인 실수가 있었던 건 아니다. 리시브가 반 박자 흔들리고, 세터의 토스가 살짝 낮아지고, 공격수가 블로킹 세 장을 마주하는 상황이 반복됐을 뿐이다. 그런데 그 반 박자들이 쌓이자 19-20이 22-25가 되는 데는 채 몇 분도 걸리지 않았다. 캐스터석에서 보기에도 이 세트는 거기, 4-1이 무너지기 시작한 그 지점이 전부였다.

경기를 리시브 붕괴 하나로만 설명하는 시각도 있지만, 실제로는 좀 더 복합적이다. 서브 리시브 정확도가 흔들린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앞서 세터의 토스 위치가 미세하게 낮아지며 공격수들이 블로킹 타이밍에 그대로 노출된 것이 더 컸다. 한 박자 늦은 토스는 상대 블로커에게 준비할 시간을 벌어주고, 그 결과가 19-20 이후의 연속 실점으로 나타났다는 게 현장에서 지켜본 인상이다.

블로킹 세 장을 마주한 순간의 타점

세트가 끝나고 남은 것

2세트를 22-25로 내준 한국은 3세트에서도 쉽지 않았다. 7-13까지 벌어졌던 점수차를 4점 연속으로 따내며 11-13까지 좁히는 장면이 있었지만, 그 추진력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16-25로 세트를 내주며 준결승은 0-3 완패로 끝났다. 세트 스코어를 다시 적으면 20-25, 22-25, 16-25다. 숫자만 보면 셧아웃이지만, 2세트 그 지점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이 경기가 일방적이지 않았다는 걸 안다.

결승 진출은 무산됐고, 한국은 22일 오후 4시 같은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태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대한배구협회 국제대회 게시판에도 이번 준결승 결과가 공식 기록으로 남았다. 다음 상대인 태국과는 최근 국제대회에서 접전을 벌여온 만큼, 이번에는 2세트 같은 반 박자를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기장을 직접 찾은 관중이나 중계로 지켜본 팬 모두 같은 장면을 기억할 가능성이 크다.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동시에, 그 리드를 만들어낸 실력 자체는 분명했다는 점이다. 동메달 결정전을 준비하는 선수단 입장에서도 이 2세트는 버릴 경기가 아니라 복기할 경기로 남을 것이다. 초반 넉 점을 만든 서브·리시브 조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후반 흔들린 토스 타이밍만 바로잡는다면 태국전에서는 다른 결과를 기대할 만하다.

4-1에서 19-20까지, 그 십여 분이 셋으로 불어난 순간을 결정지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번 준결승 세트 스코어는 어떻게 됐나?
A. 1세트 20-25, 2세트 22-25, 3세트 16-25로 한국이 일본에 0-3으로 졌다.

Q. 왜 2세트가 특히 아쉬운 세트로 꼽히나?
A. 초반 4-1까지 앞서며 첫 세트의 흐름을 끊을 기회였지만, 19-20에서 와다와 아키모토의 공격에 3점을 내주며 그대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Q. 다음 경기는 언제, 누구와 하나?
A. 9월 22일 오후 4시, 같은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태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결국 이 경기를 한 장면으로 기억한다면 19-20이다. 넉 점을 앞서던 순간의 여유가 세 점을 연달아 내주는 반 박자로 바뀌던 그 지점. 동메달 결정전을 앞둔 지금, 그 반 박자를 메우는 것이 한국 여자배구가 태국전에서 풀어야 할 숙제다. 스포랭크에서 동메달 결정전 소식을 이어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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